영화 <가부키초 러브호텔> 

 さよなら歌舞伎町


 

  좋은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사요나라 가부키초'에서 제목이 변경되어 약간은 퇴폐스러운 '가부키초 러브호텔'이 되었다. 

 국제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았던 '바이브레이터' 히로키 류이치가 감독을 맡았고  ‘기생수’ 시리즈의 소메타니 쇼타, AKB48 출신의 마에다 아츠코,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 등이 출연했다.

 사실 보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 출연했던 한국의 이은우가 출연했다는 것이다. 



 이은우는 한국유학생 역할을 맡았다. 출장접대 서비스 하는  '이리아'라는 명함을 가지고 일을 하는 '혜나' 역할다. 한국인 남자친구도 있지만, 혜나의 직업을 모르고 있다. 이제 혜나는 그동안의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잡았다. 

 



 일본의 성산업의 등급이 나온다. 혜나는 ‘델리헤르’(デリバリヘルス)로 출장 접대고 그보다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여자를 타친보(たちんぼ)라고 한다. 타친보는 멸시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잠깐 들렀다 사라지는 러브호텔은 다양한 사연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러나 목적이 비슷하다. 이곳에 방문객은 특별히 기대가 있어 온것이 아니라,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 들르는 곳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전쟁터 같은 곳에서 하루하루 삶의 근원이다. 

 '러브호텔'이라는 제목만 보고 에로 영화로 보면 안된다. 노출씬이 있기는 하지만, 과도하지 않다. 




 불륜 커플을 잡아들여야 할 경찰이 불륜을 저지르기 위해 들렀다. 얼굴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마스크를 했다는 것 자체로 사실은 코미디다. 여기에 상관과 바람 피우기 위해서 들른 곳에서 지명 수배범을 떠올리게 된다. 




오랜 세월동안 숨어 살아온 범죄 커플은 러브호텔에서 청소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불륜 경찰 커플에게 들키게 되는데...





영화에는 가출 여고생 히나코(와가츠마 미와코)와 사랑에 빠진 조직폭력배 마사야(오시나리 슈고)도 등장한다. 엄마의 재혼으로 천덕꾸러기가 돼 가출한 히나코의 꿈은 ‘고작’ 치킨 너겟 한 박스를 혼자서 다 먹는 것이다. 




 

유흥업소에 팔기 위해 유혹했던 마사야는 히나코에게 “미안, 널 보도방에 팔려고 했어!”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홀연 사라졌다 엄청 두들겨 맞고 돌아온다. 그리고 이 둘은 최고의 파티를 즐긴다. 





  중심적인 이야기는 점장 다카하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다카하시가 2층을 대여한 av 촬영팀에 피자를 가져다 주다가 자신의 친여동생을 만나게 된다.

 대지진 이후 젊은이들의 선택지가 작아졌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시작한 일, 자신을 위로하듯 하나의 직업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여동생이 일하는 문밖에서 조바심을 내는 다카하시. 



 

 그리고 점장의 애인인 사야는 가수데뷔를 위해서 제작자와 함께 다카하시가 근무하는 호텔에 왔다. 동생을 보고 난 후 애인까지 본인의 일터에서 마주 쳤는데 반응이 없다는 이유로 애인에게 따귀를 맞는다. 





 다카하시는 귀향을 결심한다. 본인이 있던 가부키초에서 탈출한다는 시원함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뒷자리에 같은 곳을 향해가는 다른 사람도 보인다.




  영화의 내용은 24시간 동안 가부키초 소재의 호텔을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모여진 문화의 산실이 그곳에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동일본 대지진, 성산업 문화, 연애계 데뷔를 위한 성접대, 가정 불화로 인한 청소년 가출문제 등을 엮고 있다. 일본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이야기들이다. 


 원전 폭발과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와 상실감, 청년실업, 거리 곳곳의 혐한 시위와 재일한국인이 받는 차별 등이 그려져 있다.  영화는 순간의 쾌락을 얘기하기 보다는 사람 간의 관계를 말하고 싶어한다. 




Posted by 프라이빗 뱅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