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계부를 꼭 쓰겠다 하지만 너무 쓰기 어렵고 귀찮은 가계부

 

  보통 한 가정의 계획이나 다짐을 할때 남자들은 금연,금주에 대한 다짐이 많고 여성은 쇼핑을 줄인다거나 가계부를 쓰겠다라고 굳게 다짐을 합니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고 3일을 못 가서 도루묵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담배는 늘 작심 30분?ㅋ) 그 굳은 결심이 왜 이렇게 쉽게 무너집니다? 우리 주부들의 계부도 쉽게 무너지는데요. 가계부를 오래도록 꾸준히 쓰는 비결은 없는 걸까요?

 

 

  • 가계부만 잘써도 가정경제의 절반은 성공

 

  엄밀히 말하면 가계부를 적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자산관리의 절반은 성공한 겁니다. 왜냐하면 가계부를 계속 쓰면서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할수 있고 늘리거나 줄일수 있는 융통성을 부릴수 있게 되면 돈을 모을수도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회사들 역시 수입과 지출을 꾸준히 적고 통계를 내면서 흑자와 적자를 내지요.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벌어들이고 쓰고 하는 것을 기록함으로써 가정경제가 흑자인지 적자인지 판단할수 있고 흑자라면 남은 돈을 어떻게 굴릴지... 적자라면 어떻게 흑자로 돌릴지 생각을 하게 되고 흑자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가계부는 우리 집의 경제 역사책’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정치도 과거의 역사에서 가르침을 얻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이 같은 원리로 가계부를 적으면 그 자체로 가정경제 계획이 수립되는 것입니다. 가계부를 쓰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꾸준하게 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얘기를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수입이 적어서 가계부를 쓸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다음에는 "귀찮아서"라고도 하죠. 특히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수입이 워낙 들쑥날쑥해서 월급쟁이처럼 적기도 힘들고 의미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래에 우리 가정에 대한 꿈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정의 목표가 무엇인지. 자녀대학자금, 내집마련자금, 노후자금과 같은 목표와 금액, 시기를 정해 구체적으로 세운다면 가계부를 안 쓸 수가 없죠. 특히 수입이 적을수록, 소득 변동성이 클수록 가계부는 더욱 필요합니다. 

 

 

가계부 어떻게 써야 오래 잘 쓸수 있을까요?

 가계부는 최대한 단순하고 재미있게 써야 오랫동안 작성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까요?

 

  첫째, 저축이나 투자에 대한 지출 계획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지금 쓸 돈보다 미래에 쓸 돈을 해당 금융상품에 넣어 월급날 자동이체로 먼저 날려버리세요. 그리고 남은 돈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 맞춰 생활해봅니다. 그렇다고 돈이 나갔는데 어디로 나갔는지 월말에 정산을 하셔야 합니다.

 

  둘째, 영수증을 모두 모아야 합니다. 요즘은 현금을 사용해도 영수증을 발급해줍니다. 그리고 기억에 의존해서는 가계부의 정확도를 기할 수 없습니다. 또 영수증을 모으는 자체가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셋째, 가족 모두 참여해야 합니다. 가장의 용돈, 자녀 문구류 비용처럼 뭉뚱거리는 형식이 아니라 남편 점심값 5천원, 아들 지우개 5백원같이 최소 단위까지 사용 내역을 모두 적어야 효과가 큽니다. 주부 혼자 아무리 아끼고 모아봐야 씀씀이 헤픈 가족 1명의 용돈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쓰는 사람은 힘빠지겠죠.  

  넷째, 예산 개념이 있어야 합니다. 국가 예산은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격한 논쟁을 하면서 새해 전까지 세우고 통과시키지 않습니까? 가계 예산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월간 총수입에서 총지출이 벗어나지 않게 하고, 총지출 중에서 다시 세부 지출을 할당하는 형태로 사전에 예산을 배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달 마감 후 어느 항목에서 초과로 지출했는지, 절약했는지를 울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항상 초과 지출되는 항목이 있다면 몇 달 후에는 예산을 늘려잡아야겠지요.

 

  다섯째, 양식을 단순화해야 합니다. 일상생활 자체도 복잡하고 머리 아픈데 가계부까지 신형 휴대폰 사용 매뉴얼처럼 복잡하면 금세 흥미를 잃게 됩니다. 세부적으로 콩나물 얼마... 두부 얼마... 이렇게 기재한다면 중간에 질리게 됩니다. 시장본거 얼마... 이렇게 적어놓고 영수증을 첨부해서 결산처리하시면 됩니다.
 

  여섯째, 가족 구성원끼리 회의를 하는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부모들은 수입과 지출에 대해서 서로 대화하며 서로 이해하며 양보하며 맞춰갈수 있으며, 자식들은 어려서부터 경제에 대한 개념이 수립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서로 이해할수 있고 또 재무 이외에 가족간의 일에 대해서도 같이 회의를 해준다면 더욱 화목한 가정이 될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 지킨다면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뭐든지 재미가 있으면 하지 말라고 해도 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계부를 쓰지 않는다면 월급을 쓰고 난 다음 저축을 할 것이고, 가계부를 쓴다면 저축부터 한 다음 생활비를 쓰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살면서 오랜 시간이 흐른다면 가계부를 쓰는 사람에게 안 쓰는 사람이 돈을 빌려야 될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가계부 관리로 저축을 많이 한 사람은 예금이자를 받을 것이고, 대출을 많이 한 사람은 대출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이죠.

 

 

 



 

Posted by 프라이빗 뱅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