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 이야기





 2010년 8월 5일, 칠레 코피아포 외곽에 있는 산호세 구리 광산 갱도 중간 부분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났다.


약 70만 톤의 암석과 토사가 천둥소리를 내며 아래로 흘러 내렸다. 지하 700미터에는 입구로부터 한시간 이상을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악마의 용트림이 끝나자 고독보다 지독한 정적이 흘렀다. 살아있는 광부는 33인이었다.

 햇볕과 바람이 들어오는 출구는 단단한 암석으로 막혀버렸다. 이제 희망이라는 구원의 메시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지하의 평균 기온 32도, 습도 95퍼센트, 성인 열 명이 마흔여덟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식량과 음료수가 있었다. 




 막장이라고 하는 광산. 그곳에서 일을해야 했던 광부들. 33인 중 아이의 보육비를 벌기 위해 사고가 발생한 날 첫 출근한 광부도 었었고, 이제는 일을 쉬어도 되는 나이지만 은퇴를 앞두고 51년째 묵묵히 일해온 늙은 광부도 있었다. 첫아이의 출산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광부도 있었으며, 일주일 전에 아버지를 잃고 사망신고서도 작성하지 못한 광부도 있었다.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려는 광부도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지도 못했으며, 가족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지도 못한 이들이었다. 자신이 하루하루를 모든 것을 걸고 일을 해야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저주와 욕설, 분노와 폭력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딘가에 보낼 기도가 없었다면 옆에 손을 잡을 동료가 없었다면 우리는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한 광부는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을 모아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고, 한 광부는 수로를 정비해 자신들의 그 지옥 같은 터전을 정리했다. 한 광부는 식량을 엄격히 배분하기 시작했고, 또 한 광부는 자동차 배터리를 이용해 조명 장치를 만들어 낮과 밤을 구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기록 담당, 유머 담당, 의학 담당이 생겨났다. 





 갇힌지 15일째 되었을때 광부들에게 남겨진 것은 참치캔 두개. 33인이 모두 먹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그들은 규칙을 지켰고, 모두가 믿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17일째 드릴이 천장을 뚫고 나타난것이다.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살아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더욱 더 힘든 나날이 된다. 생존의 문제에서 삶의 문제로 옮겨가는 순간이다. 그리운 얼굴, 다시는 못 볼 것 같았던 가족들의 얼굴을 보게 되지만, 규칙이 깨지고 갈망이 더욱 높아져간다. 




 오랜 동안 갇혀있으면서 정신적인 문제도 나타나기 시작했고, 단결과 협력보다는 자신의 즐거움을 위하게 된다. 





 이제는 팔로마에 의지해서 살아야 하는데,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가 없어지고 나만이 남게된다. 바닥에 몸을 누이던 시간에서 간이침대를 쓰면서 서로가 고립되어가는 것이다.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그들은 구경거리가 된다. 모두가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이전에도 없었던 희망을 그들에게서 보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삶이 하나하나 쇼가 되어간다. 





 그리고 언론 매체에 노출되기 위한 교육도 받게 된다. 구출 후 삶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비교하기 어렵지만, 입대하고 물어본 신병의 꿈은 마음대로 먹고 자고... 일병이상의 꿈은 제대, 제대를 앞두고 있으면 무엇을 하게 될까...의 고민이다. 




 그리고 갇힌지 69일만에 구출되게 된다.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가 삶의 위안이 될 수 있는 순간이다. 






땅속에 갇혀 지낸 시간들의 교훈에 대해 묻자, 사무엘 아발로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간은 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삶이 끝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살고 즐기세요. 지금, 바로 이 순간 말입니다.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지 마세요. 우리가 겪은 일에 비하면 여러분의 문제들은 너무나 사소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을 돕는 능력을 키우세요.”













Posted by 프라이빗 뱅커